Interview

여섯 번째 연결과 대화 –벨기에 리에주 극장(Théâtre de Liège)

지구별산책자 2020. 9. 10. 16:49

여섯 번째 연결과 대화

2020년 7월 10일

 

벨기에 리에주 극장 극장장

서지 랑고니(Serge Rangoni)

 

코로나 19로 인해 공공극장의 문이 좀처럼 활짝 열리지 않고 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유럽의 공공극장 또한 문을 굳게 닫고 대부분의 시즌 프로그램은 취소 되었다. 최근 유럽의 봉쇄가 끝나고 국경이 열리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동안 굳게 문을 닫고 있었던 극장은 그 동안 어떤 준비를 하고, 끝나지 않은 코로나 시대에 공공극장의 역할과 책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향후 계획은 어떠한지를 들어보기 위해  벨기에 리에주 시 극장의 극장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리에주 극장은 벨기에 프랑스어권에서 유럽의 다른 국가와 국제공동제작을 하며, 유럽 내 국제 협력을 활발하게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극장이다. 서지 랑고지는 리에주 시 극장의 극장장이며 동시에 유럽 공공극장의 가장 큰 네트워크인 유럽 씨어터 컨벤션(ETC)의 회장이기도 하다. 리에주의 상황과 유럽의 상황을 함께 들어보자. 

 

 

# 다시 연결되고 있는 유럽, 개인 삶의 변화와 현재

 

축제가 진행되던 중에 봉쇄조치가 시행되었다. 유럽연합의 지원으로 열린 ‘이주’를 주제로 한 축제였다. 1주일 동안 다양한 공연과 설치 예술이 선보였고, 마지막 날에 이 주제와 관련해 집행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대규모 세미나가 열리기로 되어있었는데, 이틀 전, 갑자기 모두 취소되었다. 그 때를 시작으로 4달 간 ‘이주’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주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코로나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코로나로 인해 다수의 중요한 주제들이 지워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아주 어렵게 느껴지며 겁이 난다.

 

개인적인 삶을 살펴보면, 평생 한 번도 이렇게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적이 없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집에 있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전세계를 놀라게 한 상황이었지만 벨기에에서는 밖에 나가거나 산책을 하는 것이 허가된 상태이고, 지난 세 달 간 날씨가 정말 좋았다. 그래서 나에게 이 기간은 리에주 시를 재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원래 나는 브뤼셀 출신이라 집과 극장만 왔다 갔다 했는데, 걸어 다니면서 도시 곳곳에 아름다운 공간들을 발견하게 되어 한 편으로는 좋았다. 3월 19일부터 봉쇄조치가 시행되고 22일쯤부터 몸이 아파서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3주간 집에만 있었다. 이후 좀 걸을 수도 있게 되고 코로나로부터 회복하였다.

 

그 이후 피에르와 전 리에주 대학 총장인 친구와 함께 극장을 다시 열 수 있을 지, 그러려면 첫번째 프로토콜이 무엇일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후 한 달간 첫번째 프로토콜에 관해 프랑스어권 및 플레망어권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끝도 없이 몇시간 씩 줌 미팅을 진행했다.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나서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나 방문객 관리에 대한 이야기만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봉쇄조치가 시작되자마자 다음 시즌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여름에 무언가를 조직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봉쇄 첫날부터 우리가 계획한 시즌을 그대로 실행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든 프로그램을 10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공연장 두개를 운영하면, 건물 두 곳으로 관객들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가 어려울 수 있어, 시즌 전반기, 9월까지는 큰 공연장 한 곳에서만 공연을 진행하고 작은 공연장의 공연들은 전부 취소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시즌이 바뀌었고, 모든 공연이 10월 4일에 시작되는 것으로 연기하였다. 동시에 야외 공연 허가가 날 때를 대비해 예술가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이 기간 동안 예술가들의 상황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에 페이스북 에서 리에주의 독립예술가들 사이에 무언가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 보였다. 이와 관련해 시와 연락을 했고, 시와 주 당국은 여름 동안 진행될 행사 조직을 극장에 의뢰 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 리에주의 네 개 광장에 무대를 마련해, 음악,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을 하기로 하였다. 오픈콜을 통해 455개의 공연 제안을 받았는데, 리에주에서 들어온 신청만 이 정도였다. 작품을  선정하고 행사를 조직 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 잠시나마 극장으로 돌아 올 수 있게 되어 정말 좋다. 기술 감독인 나탈리를 비롯한 팀 전체가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데, 솔직히 놀랐다. 기존 시즌 업무에 추가 업무가 늘어난 것인데, 다들 괜찮다며 자신들이 맡겠다고 했다. 모두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일에 참여 하고 싶어 했다. 광장 행사는 지난주에 이미 시작이 되었다. 7월 4일부터 매주 토요일에 진행되며 8월 29일까지 지속된다. 매우 짧은 기간이다. 코로나 이후 네 달간 이렇게 지냈다.

 

 

# 관객 관리를 위한 안전 규정

 

이 이야기는 굉장히 어려운 주제인데, 보통의 상황에서는 당연히 관객을 최대한 유치하려 하겠지만 이제는 관객을 너무 많이 유치하면 안된다. 중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극장에는 80석이 있고, 이 곳에 관객을 배석해야 한다. 그리고 옆에 바가 있어서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데, 앉아서 주문을 해야하고 바로 직접 이동해서는 안된다. 입장하면서 알콜 세정제로 손 세정을 하고 착석 해야 한다. 이게 주요 규정이다. 현재 벨기에에서 규정 상으로 실내 최대 수용 가능 관객 수는 200명이다. 만약 200석의 극장이 있으면 제한을 받지 않고 200명 전부를 배석할 수 있다. 유일한 규정은 관객이 마스크는 써야한다는 것이다. 지하철, 버스, 비행기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나란히 앉을 수 있기 때문에 극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 안전을 위한 공식적인 가이드 라인

 

알다시피 벨기에에는 최소 프랑스어권과 플라망어권 두 개로 나뉘어지고, 따라서 정부부처가 두개 있다. 프로토콜의 조직과 이에 대해 논의가 두 개로 나뉘어 진행된다. 오늘 기준으로 아직 정부가 전국적으로 어떻게 할 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양측이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어권에서는 절차가 진행되어 정부부처가 가이드라인을 제공했지만, 굉장히 느슨한 가이드 라인이다. 이야기 했듯이 200명의 관객이 실내에서 거리 두기 없이 마스크만 착용하고 들어온다. 야외의 경우는 800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플라망어권 그룹에도 참여해서 양 측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플라망측은 독일에 더 근접한 접근을 하고 있다. 국가 대 바이러스 위원회 구성에서 의장과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인사가 플라망어권 출신이고, 이들은 강하게 제한을 걸자는 입장이다. 플라망어권에 있는 80개의 극장이 소속된 위원회는 이들이 이끄는데, 국가 대 바이러스 위원회와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있다. 2달 반 동안 이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 된 후, 제한 수위가 강하고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갖춘 굉장히 잘 짜여진 프로토콜을 마련했다. 내가 볼 때, 이 프로토콜은 5월 경에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대유행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했기 때문에 제한 수위가 매우 높다. 프로토콜이 완성된 후 프랑스어권 측에 승인을 할 것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잘 만들어 진 가이드라인이고 도움이 되겠지만, 이 가이드라인을 벨기에의 모든 극장이 공식적으로 반드시 따라야 하는 규정으로 만드는 데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제에 봉착한 상태고, 두 문화부 장관이 지금까지도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어제 연방정부가 마스크 착용이 매우 중요하고, 영화관, 극장, 상점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무사항이라고 명확히 발표했다. 나는 이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스크 착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티켓팅의 경우, 초기에 리에주 극장은 현장 티켓팅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제는 다시 재개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티켓을 구매할 때 누군가와 이야기 하기를 원하고 극장에 오고 싶어 한다. 현재는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상점과 식당에 사람이 가득하다. 당연히 극장에 오면 손 세정을 해야하고, 플랙시 글라스를 티켓팅 부스에 마련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전부다. 상황이 더 안 좋은 예는 네덜란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네덜란드는 벨기에보다 더 조치가 느슨하다. 네덜란드에서는 길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 볼 수 없다. 네덜란드는 초기에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처럼 그냥 바이러스를 놔두고 보자는 식이었다. 이후 조금 바뀌었지만 보호 조치가 덜하다. 스페인을 이틀 전에 방문했었는데 스페인에서는 누구나 길에서도 마스크를 쓴다. 나라마다 좀 다르다.

 

리허설과 관련해, 정부부처가 6월 초부터 리허설을 허가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현재 최종리허설을 하고 있다. 리허설을 시작할 때 모두 검사를 받고, 그 후에 리허설 인원들 마다, 소위 버블을 만들어 자신의 버블에 머무르면서 서로 협업한다. 우리가 말하는 버블은 하나의 팀을 말한다. 예를들어 10명이 팀으로 작업을 하면, 이 팀이 서로 같이 뭉쳐서 다니고 팀 외의 사람들과 되도록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의무사항은 아닌데, 우리 극장의 경우 리허설을 시작할 때 모두가 검사를 받는 것으로 결정을 했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없는 것을 확실하게 한 후, 그 뒤로는 같이 지낸다. 다른 사람들을 가능한 만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는 않다. 보통 공연자들의 경우 영화관을 가거나 여기 저기 섞이게 되는데, 가능한 한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스크를 쓰고 리허설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기 때문에 마스크 없이 하는데, 거리 두기는 어려움이 있어서 항상 시행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버블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6월에 서로 다른 공연을 하게 될 두 팀이 리허설을 했고, 두 프로덕션이 서로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 봉쇄 이후, 야외에서의 문화예술 행사 왜?

 

목적은 두 가지이다. 벨기에의 모든 도시들이 이번 여름에 야외에서 뭔가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 이유는 모든 축제가 취소되어서 문화계가 가장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떤 공연도 보지 않고 지내고 있고, 음악 축제, 락 음악 축제 등 모든 축제가 취소되어서 기술 스탭들에게 일거리가 전혀 없다. 한편, 사람들이 시내로 나가고, 상점과 음식점에 갈 수 있도록 허가가 된 후, 식당은 비교적 쉬웠다. 사람들은 다시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상점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 한국은 모르겠지만, 누구도 옷을 사러 매장에 가지 않는다. 큰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시 차원에서 뭔가 행사를 조직해서 사람들의 시내 방문을 유도하고자 했다. 시내 중심가가 큰 경제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가지 이유가 더해져 시 정부가, 적어도 프랑스어권에서는 야외 콘서트와 문화행사를 조직하기로 결정했다. 야외 행사는 실내행사보다 훨씬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바람도 불고 햇빛도 있어서 더 낫다. 그래서 시 차원에서 이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휴가다. 어디를 갈지가 문제다. 벨기에는 굉장히 작은 나라라서 보통 이탈리아, 프랑스 등 해외로 여행을 가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을 걱정해 국내에 더 머무르고 있다. 지금 국경이 열린 상황을 감안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갈 것이라 생각하지만, 또 그렇게 쉽지만은 않아서, 사람들이 도시에서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 이게 주된 이유이다. 우리가 여름에 토요일마다 조직하기로 한 행사는 각 광장 당 단지 80명만 수용하는 규모다. 당연히 어려움이 많다. 지난 주 토요일에 오프닝 행사를 했는데,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바(bar)로 향한다. 그래서 정말 쉽지 않다.

 

 

# 관객의 태도와 인구통계학적 변화

 

티케팅 부스를 6월 초 느지막이 열었다. 그 이후에 정말 많은 관객들이 표를 구매했다. 아마도 관객은 앞으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연을 보고 싶어한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고령의 관객들이, 자신은 70살이지만 삶을 즐기고 싶고, 좀 덜 살더라도 잘 살고 싶고, 두려움 속에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색다른 사고 방식이지만 아주 명확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 브뤼셀의 동료들에게 들은 바로는 10~15% 정도의 관객 손실이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렇게 큰 수치는 아니다. 현재 벨기에에서 하루 80건의 코로나19 확진이 있다. 병원에서 회복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서, 압박이 이제 더 적다. 앞으로 상황을 봐야겠지만, 대유행이 지나가고 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5월 말의 상황과 비슷하다. 5월 말에 많은 연출들이 우리에게 극장을 열고 공연을 선보일 것을 요구했었다. 그리고 나서 배우들이 페이스북 상에서, “연출들이 리허설을 재개하고 극장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을 하는지는 묻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에 따라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모두가 같은 견해를 가지기는 매우 힘들다. 어제 파리에 있는 동료와 이야기를 했는데, 휴가를 가고 싶다고 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극장 티켓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이 의무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 직원은 극장 내에서 여기저기를 다니며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다. 사람들 마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다. 유럽의 상황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어렵다.

 

 

# 유럽 극장 동료들과의 대화와 공유

 

유럽에서 동료들과, 특히 ETC(European Theatre Convention)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통화를 하며 나라 마다 허가사항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하고, 관객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나라마다 많은 차이점이 있다. 공연 자체도 변하고, 작업 방식도 변했다. 프랑스와 벨기에에 있는 많은 극장들이 이번 여름에 야외 공연을 선보이기 위한 작업을 이끌고 있다. 야외 공연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작업들이 많다. 상황이 지속되면 이후에는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상하기는 매우 힘들다. 야외 공연에 있어서 생태학적 주제가 점점 더 중심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EU집행위원회를 위해 11월에 열릴 대규모 행사 조직 때문에 굉장히 바쁜 상황인데, 독일 의장의 임기 동안에 ETC, ITM을 포함한 네트워크와 협력을 통해 대규모의 포럼을 조직할 것이다. 이 대규모의 포럼은 “공연예술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다. EU집행위가 조직하는 첫 번째 공연예술 포럼이 될 예정이다. 매년 조직해서 논의를 하고 아이디어를 나누게 될 것이다. 이 11월의 포럼이 뒤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예술가와의 대화

 

셀마, 세실 등의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거리 두기 등의 조치를 공연에 통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술가들은 이런 것을 시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매년 스쿨 오브 마스터스라는 배우들을 위한 워크숍이 있다. 올해 우리는 이것을 좀 바꾸어 작가를 위한 스쿨 오브 마스터스를 열었다. 코로나와 변화라는 주제로 열렸다. 내 생각에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현재 가장 큰 변화는 소셜미디어의 힘과 인터넷 망을 통한 접촉이라 생각한다. 아주 중요하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관객과의 접촉, 인터넷의 사용이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동료들과 색다른,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연락하게 되었다. 정치가들과도 직접적인 연락을 하고 있다. 장관, 유럽연합 차관 등과도 줌을 한다. 예술가들에 지금은 매우 힘든 상황인데, 이들에게 제 1의 목표는 일거리를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료인 세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세실은 거리 두기 등 모든 조치를 자신의 작업에 통합하려 했지만, 불가능 했다고 말했다.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몇몇은 성공할지도 모르지만, 확신이 들지 않는다.

 

 

# 지역 관객과 지역 예술가들에 집중 하는 것의 양면

 

이야기 했듯이, 우리는 현재 여름 동안 광장에서 행사를 연다. 모든 극장들이 동네와 주변사람들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여러 다른 예술가들과 소규모의 작업을 한다. 예전에도 하던 작업이지만 지금 더 활발해졌다. 한편, 유럽은 연합이지만 실제로는 연합이 아니다. ETC 내 큰 주제인데, 우리가 두려워 하는 것은 폴란드,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포르투갈 같은 국가들이 자국의 예술가들 하고만 작업을 하려는, 민족주의적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아주 큰 이슈이다. 민족주의에 대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포퓰리즘 정당에게 대유행은 굉장한 호재다. 나가지 말고 초대도 하지 말고 자국의 테두리 안에서 자국민들끼리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유럽연합에 국제화와, 연합 내 국가 간 교류를 위한 지원을 강화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렇지 않으면 헝가리나 폴란드 같은 나라에서 이 분야는 고사할 것이다.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만, 미래에 더 수월해 질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누구도 우리에게 리에주에서 국제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한 적은 없는데, 미래에 누군가가 우리에게 국제적인 작품보다 벨기에의 작품을 더 많이 다뤄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려운 주제이다.

 

 

# 대유행으로 인한 유럽 연합의 연대와 반대의 상황

 

모든 국가들이 국경 내에서 더 많은 작업을 할 것이다. 유럽 연합 각국의 정책은 각국 정부가 정한다. 유럽 단위의 문화부가 있지만, 이들의 정책은 각국 정책의 아래 위치하고, 주된 정책은 각 국가가 결정한다. 대유행으로 유럽의 정책보다는 각 국가의 정책이 더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흐름이 역전 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예를 들어, 크로아티아 같은 경우 더 국수적인 성향을 보일 것이라 확신하는데, 대유행 이전에 이미 국제 교류에 크게 저항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의 작품을 위한 문을 열어 놓기 위해서는 강하게 저항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두고 봐야 한다.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내가 두려워 하는 부분은, 누군가를 초청했는데 아픈 사람이 생겨서 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또한, 인종차별도 생겨날 수 있다. 발칸반도 지역은 거의 즉시 문을 닫았는데, 이제 다시 문을 열 수 밖에 없다.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하는데, 첫 번째로 크로아티아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없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문을 열어야 하지만, 당연히 그 즉시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날 것이다. 모순되는 상황이다.

 

ETC(European Theatre Convention)

창작, 혁신, 협력의 예술 플랫폼(An Artistic Platform for Creation, Innovation & Collaboration)

 

유럽 최대의 공공극장 네크워크인 ETC는 유럽 문화분야의  활력과 다양성을 반영하며, 25개국의 42개 유럽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1988년 설립되었으며, 동시대의 다양한 관객과 변화하는 사회에 반응하고, 참여하고 대응하는 상호작용과 대화,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플랫폼으로서 유럽의 연극을 알리고 있다.   

ETC는 유럽의 사회적, 언어적, 문화적 유산을 유럽과 유럽 밖의 관객과 커뮤니티에게 제공하는 포괄적인 연극 개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ETC는 강력하고 전문적인 거버넌스를 통해 최신의 경향과 발전을 고려하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ETC는 유럽 연합의 크리에이티브 유럽에서 지원을 받아 4년 동안 참여: 도전적인 극장을 통한 동시대의 관객에게 권한 부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회원 극장에게 많은 기회와 새로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https://www.europeantheatre.eu

https://youtu.be/TKHmSrUkbt8

 

# 유럽 협력의 미래에 대한 논의

 

극장들 간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한다. 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회의도 하고 있다. 실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야기 했듯이 EU집행위원회에 가장 먼저 지원을 요청한 것은 예술가의 이동성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젊은 세대 예술가들 중 태어난 나라와 작업을 하는 나라가 다르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예술가들이 있다. 30대 정도되는 젊은 초국가적 예술가들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논의 하였으며, 베를린 포럼에서 이들 중 몇몇을 모아 라운드테이블을 열고자 한다. 여러 국가에 몸을 닮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모으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국립 극장의 예술가와 벨기에의 예술가들이 협력하는 것도 장려할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 디지털화와 관련한 리에주 극장의 생각과 변화

 

디지털화는 대유행 하에서 당연히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명백하다. 대유행 기간 중에 소그룹을 결성하기로 결정했는데, 이 그룹은 극장 내 혁신과 디지털화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그룹이다. 예를 들자면, 최근에 우리는 학교와 많은 작업을 했는데, 학교를 방문하거나 학생들이 극장을 방문을 하는 것보다 디지털 기술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 모든 공연 프로그램을 앱에 올리고, 티켓팅도 앱으로 더 많이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극장 앱도 준비중이다. 또한 우리는 지금까지 매일 공연 소개 자료를 물리적으로 만들었었는데, 이것을 디지털화를 통해 팟캐스트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시킬 예정이다. 이것이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며 이러한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봉쇄 조치가 풀릴 경우, 티켓 부스의 예를 들어 보자면,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논의 초반에 우리는 극장에서 더 이상 티켓을 판매하지 않고 디지털화 된 가상 티켓만 사용하자고 했었는데, 관객은 사람들을 보고 싶어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화의 움직임이 있는 것은 명백하다.

 

 

# 예술과 기술

 

IMPACT/ International Meeting in Performing Arts & Creative Technologies)

임팩트(IMPAC)는 벨기에 리에주 극장에서 2016년 시작한 과학, 기술, 예술 분야의 경계를 넘어 협업하고 실험하고 창작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축제 프로그램이다. 유럽의 가장 혁신적인 영역 중의 하나로 예술, 리서치, 산업의 전례없는 협업이며, 예술, 경제, 산업, 학문 분야의 가로 지르며 매 축제마다 혁신적이고 기술사회와 미래의 인류사회를 사유하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2020 1117 일부터 11 20일까지 개최되며, 기욤 마민(Guillame Marmin) 120LED 프로젝터로 공간을 조각하고 움직이는 건축물을 그려내는 시각적 스펙트럼의 작품 <Rococco>,  오거닉 오케스트라(Organic Orchestra)의 오디오 비주얼 공연인 <Oniri 2070>, 소피 랜지빈&이안 드 토폴리(Sophie Langevin & Ian de Toffoli)의 인공지능과 트랜스 휴머니즘의 새로운 질서를 담고 있는 인류에 대한 대화를 보여주는 작품 <AppHuman> 7개의 작품이 축제 기간 중 선보인다.

 기욤 마민(Guillame Marmin) <Rococco> 출처:리에주 극장 웹사이트 

오거닉 오케스트라 <Oniri 2070> 출처:리에주 극장 웹사이트 

https://theatredeliege.be/en/spectacles/?_sft_event-categories=impact-en

 

 

쉽지 않은 주제인데, 개인적으로 현재 모순이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소통은 점점 더 기술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관객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극장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소통을 하는데 쓰이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디지털 미디어를 예술가의 작업에 사용하는 것은 계속되긴 하겠지만, 이로써 변화가 일어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은 여기에 더 관심을 가지는데, 다른 한 편으로, 예를 들어, 리에주 극장의 프로그램 중 축제 임팩트(IMPACT)를 총괄 하는 조나단 같은 경우, 로우테크를 더 사용하려 한다. 생태학적 주제를 다룰 때, 예를 들어, 우리는 한 프랑스 예술가가 로우테크를 사용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인데, 공연은 발전기를 붙인 자전거를 사용해 전력을 자가 공급한다. 이러한 종류의 예술이 점점 더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의 예술 학교는 약간 억압적이다. 텍스트 기반 작업의 공연을 하기 때문이다. 연출(창작자)들은 정신세계 속 깊은 곳에서 작업을 한다. 하지만 극장은 실제 삶 속의 보통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작업들 중 다수는 출연진과 관객의 수가 아주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우 한 명, 관객 한 명 정도가 되는 식으로, 극장 공연을 선보이는 새로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스트리밍도 큰 논의 주제 중 하나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티비 등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을 많이 선보이는데,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큰 문제를 겪고 있다. 공연을 스트리밍으로 선보일 경우 배우들의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다. 아주 큰 문제이고, 현재 누구도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모른다. 대유행 기간 동안 텔레비전 책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는데, 그는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물었다. 그래서 극장 공연이 텔레비젼을 통해 선보이는데, 스크린에서 보이는 사람들 모두가 집에서 돈 한 푼 없이 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국은 공연을 방송하고 있으며, 이는 불공정한 처사라고 말하자, 그도 동의하며 이를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어려운 주제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유럽에서 스트리밍 문제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우리가 머리 속에 이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어려운 작업이고 갈 길이 멀다.

 

 

# 로우테크에 집중하는 이유?

 

임팩트에 이런 쪽으로 관심을 갖는 새로운 세대의 관객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미디어와 정치계도 큰 관심을 보인다. 조나단이 더 로우테크에 집중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현재 우리는 생태학적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나무를 살려야 하기 때문에 책자를 발간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많은 하이테크 프로젝트는  많은 양의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하게 된다. 로우테크에 관심을 둠으로써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새로운 형식과 기술을 결합하면서, 동시에 자원과 지구를 아끼는 것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젊은 관객층이 여기에 관심을 갖는 다는 점과도 연관이 있다. 이것이 축제가 하이테크와 로우테크를 동시에 선보이는 이유다.

 

 

국제 이동성에 관하여. 물리적 거리가 먼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관계와 네트워크 유지 방법

 

당연히 프로덕션과 투어링은 지금은 매우 힘든 상황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포르투갈 예술가 티아고 로드리게즈(Tiago Rodrigues) 공연 3개를 다음 시즌에 선 보였어야 했는데, 현재 포르투갈의 상황이 안정되다가 다시 안 좋아지고 있다. 포르투갈은 벨기에인이 방문할 수 없는 나라 중 하나로, 방문 시 격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공연을 선보일지 취소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는 공동 프로덕션이 힘든 상황이다. 유럽 외 지역과의 협력도 힘들다. 

 

1월에 뉴욕에 행사 조직을 위해 방문했었다. 이 프로젝트는 더 이상 논의 되고 있지 않은데, 언제 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립 극장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다. 현재 나의 주된 목표는 이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것이다. 양측에서 적어도 25-30명이 참가하는 큰 프로젝트로 쉬운 일이 아니다. 매일 새로운 상황이 생기고 있어서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협력을 해왔고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 프로젝트 초기였다면 중단했을 것이다. 현재 상황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는 아무도 국제교류를 진행하지 않고, 문화부는 국제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많은 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지금이 국제 교류의 기회라고 할 수도 있다.

 

아이티 공화국과 진행중인 다양한 소규모 협력 프로젝트들이 있는데, 아이티 출신의 두 젊은 여성을 인턴으로 2월에 받았다. 그런데 지금 돌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비행편이 없다. 누구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 어제 벨기에 출신의 배우 한 명을 만났는데, 넷플릭스 시리즈인 메시아에 출연한 배우다. 뉴욕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현재 파리에 체류 중으로 뉴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하고 어려운 상황이다. 사람들이 국가 간의 이동을 두려워 하는 점도 있다.

 

 

# 국제 이동성과 국제협업의 지속 이유

 

색다른 관점을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 예술가들에게 공연예술을 하는 다른 방식,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열린 사고에 대한 가능성을 제공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셀마가 서울에 방문해서 일주일간 배우들과 만났을 때, 자신이 벨기에에서 배우들과 작업하는 방식, 벨기에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명백했는데, 이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정말 유익한 방문이었다. 셀마에게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고, 애슐린 파롤린(Ayelen Parolin)이 서울에서 공연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애슐린은 이 경험이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의 관점은 우리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국제화란 이러한 것이다. 확신을 하고 있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경험이다. 특히 벨기에는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서로 다 알고 지내고 가끔은 너무 가족적이다. 그래서 사고 방식을 개방해 주는 것이 좋다. 내가 배우로서 극단에 몸을 담았을 때, 이 벨기에라는 작은 세상 속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밖으로 나가 세상을 보려고 했었다.

 

또한 관객들이 열린 사고방식을 가지고 다른 작품과 다른 사고방식을 접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포퓰리즘은 모든 사람이 한 가지 사고방식을 가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고 다른 행동 양식을 가지고 있으며 문화도 다르다. 두 달 전 한 신문기사를 읽었는데 빌 게이츠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다. 빌 게이츠는 대유행 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추적조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에서 나는 이러한 추적조사가 불가능 하다고 확신한다. 벨기에에서는 자유에 대한 개념으로 인해 불가능하다. 아시아, 미국, 유럽 국가들 간의 차이점을 보는 것은 정말 흥미롭다. 단순히 누가 더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문화적인 차이와 사고 방식의 차이가 있다. 관객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관객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조직 해야한다. 유럽에서 공연을 조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벨기에의 경우 나라가 너무 작기 때문에 프랑스와 협업을 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적이다. 새로운 지역으로도 진출하기 위해 스페인과 독일을 방문했다. 독일에 입국하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 더 많은 공연을 선보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프랑스의 여러 극장과 공동 제작을 한다. 공동 제작을 하지않으면 공연 자체가 불가능해져서 필수사항이다.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문화 적색 경보(Red Alert) 에 참여한 리에주 극장의 전경 모습이다.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문화 적색 경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828일 금요일 극장의 모든 조명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9시부터 1155분까지 벨기에 전역의 모든 공연장(오페라, 음악, 연극, 문화센터 등)은 적색경보를 켰다. 유럽 문화예술 분야에서 상징적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문화 분야는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며 활력을 되찾고 싶어한다. 코로나 19 위기는 문화분야를 황폐화시켰다. 수만명의 예술가, 창작자, 기술자, 행정가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공연예술분야에서 거대한 재앙이 발생했으면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없다. 추가적인 지원과 조치가 필요하다.

문화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필수적이다. 문화가 없이 어떤 사회도 가치 있는 이름을 걸 수 없다. 사람들은 경험과 감정을 함께 경험하는 욕구를 갈망한다. 우리는 특별한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분야와 비교해 차별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코로나 19의 미운 오리새끼들이 아니다. 우리는 책임있는 운영자, 조직자, 프로듀서이고 우리의 관객 또한 책임감 있는 이들이다. 우리는 함께 안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 위기의 시기에 다 함께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의 창작물을 관객에게 제공하고, 우리의 감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하반기 시즌 극장의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서지 랑고니 극장장게게 지금과 같은 펜데믹의 상황 아래 공공 극장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공공 극장의 책임이란 자신의 지역 내의 모든 시민들과 소통을 하고 공연을 조직하여 가능한 한 많은 수의, 다양한 계층과 출신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보유 공간을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공연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인, 시민들과 함께 동시대의 주제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유럽의 도시에서 이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으며 매우 중요한 역할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컨퍼런스나 논의를 위해 도시를 방문한다. 그래서 극장이 소재 지역 내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서지 랑고니(Serge Rangoni)

리에주 시 극장 극장장, 유럽 씨어터 컨벤션 회장(General Manager of Théâtre de Liège/Belgium, ETC President)

 

벨기에 브뤼셀의 예술학교에서 수학했다. 여러 다양한 극장과 문화부에서 일한 후 2004년 리에주 시 극장의 극장장으로 임명되었다. 그의 리더십 아래 극장은 벨기에 프랑스어권 지역에서 “ 연극 창작과 안무의 유럽 중심지” 와 “ 드라마의 중심지”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으며, 연극과 무용 프로덕션에서 그리고 현지와 해외 관객들에게까지 이러한 역할은 확실시 되었다. 그가 리에주 시 극장의 극장장이 된 이후 기관은 눈에 띄게 발전하였으며, 현재 한 시즌에 65,000명의 관객과 180 이상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리에주 시 극장은 오늘날 발로니아(Wallonia) 지역에서 대표 극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화/글: 박지선, 임현진, 최석규
번역 : 박형준